비흡연 여성의 폐암? 영국 연구진이 보고한 원인
비흡연 여성의 폐암? 영국 연구진이 보고한 원인
원제 ::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는 사람이 폐암에 걸리는 이유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는 사람이 왜 폐암에 걸리나요?”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암 전문 의료 연구진이자 종양학자인 의사 마리암 자말 한자니(Mariam Jamal-Hanjani) 교수는 “이 질문을 진료실에서 자주 받으며, 이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연구진이 수년째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흡연과 폐암의 연관성은 대략 70년 전부터 잘 알려져 있습니다. 흡연은 영국에서 폐암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이며, 폐암에 걸린 10명 중 7명의 원인은 흡연입니다.
하지만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는데 폐암이 발병한 집단도 있습니다. 자말 한자니 교수는 영국 암 연구소(Cancer Research UK) 지원을 받아 실행되는 두 가지 연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소개하며 자말 교수는 “제가 만난 폐암 환자 중 약 10~15%는 전혀 담배를 피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희 연구진은 이런 사람들이 왜 폐암에 걸리는지 항상 원인을 밝힐 수는 없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자말 한자니 교수가 밝힌 연구자료 의하면 환경이나 직업적으로 노출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전적인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DNA의 차이점에 주목
흡연자와 비흡연자에서 발생한 폐암을 비교해 보면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차이점은 비흡연자에게 발병한 폐암의 종류입니다. 자말 한자니 교수는 “흡연자는 소세포 폐암과 편평상피세포암에 걸릴 확률이 현저히 높은데도 불구하고 모든 종류의 폐암이 발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흡연자는 선암종(혹은 샘암종: 샘 조직에서 유래하는 암)이라고 불리는 비소세포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폐암은 2가지 주요 그룹으로 나뉩니다.
-소세포폐암
-비(非)소세포폐암
또한 종양 세포 안의 DNA를 살펴보면 이것 역시 다릅니다. 폐암에 걸린 비흡연자는 세포 안에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상피세포 성장 호르몬을 감지하는 수용체)라고 하는 유전자가 결함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 결함은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았는데도 폐암에 걸린 아시아계 여성에게서 주로 발견됩니다. 자말 한자니 교수에 따르면, 이 결함은 다른 집단(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지만 폐암이 발생한 집단)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
자말 교수는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결함이 있는 유전자 한 개 혹은 잠재적으로 여러 개로 인해 폐암에 걸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것은 꼭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유전적 결함은 아닙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발생한 결함이기도 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DNA 결함을 치료할 새로운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EGFR 유전자에서 발생한 변화, 다시 말해 결함을 엘로티닙(탈세바)와 게피티니브(이레사)와 같은 약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두 약제 모두 EGFR 활성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에 사용됩니다).
환경적 위험요소를 발견
암에 걸릴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진은 특정 인자에 노출되는 것과 폐암의 관련성을 찾고자 수년간 대규모 그룹의 사람들을 연구했습니다. 자말 교수가 연구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는 많은 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오랜 기간 추적연구를 한 매우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연구진은 어떤 것에 노출된 사람이 암에 걸렸는지 확실하게 입증해야 하며, 관련성을 설명할 수 있는 다른 요인도 없어야 했습니다.”
연구진들은 다른 위험 요인을 쉽게 배제하기 위해서 종종 ‘사례 통제’ 연구 방식을 사용합니다. 자말 한자니 교수가 설명한 연구 방법은 이렇습니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한 명과 연구에 참여한 환자 중 그 사람과 모든 면에서 일치하지만,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환자가 한 명을 비교합니다. 그리고 나서 (모든 면에서 일치하지만, 간접흡연 여부만 다른 각각의 쌍을 모아둔) 두 집단을 통해 흡연에 노출된 환자가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지 확인합니다.”
이 방법을 사용한 연구에서 흡연자와 같이 사는 사람처럼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폐암에 걸릴 위험이 33%나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석면, 라돈 가스 혹은 디젤 배기가스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작은 입자에 노출되는 것 또한 폐암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요인이 폐암을 발생시킬 위험성은 낮았습니다.
흡연을 하지 않더라도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합니다
결과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폐암에 걸릴 위험을 현저히 떨어뜨립니다. 하지만 자말 한자니 교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해서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저는 끊임없이 기침하거나, 피가 묻어져 나오는 기침을 하는 환자를 진료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았기 때문에 폐암에 걸릴 가능성이 없다고 믿었습니다. 이것은 결코 사실이 아닙니다. 여전히 담배를 피우는 것과 무관하게 폐암이 발병할 확률이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환자들은 몸에 이상이 생기면 항상 의사에게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저자: 케이티 로버츠
케이티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하고, 면역 체계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제어할 수 없는 이유를 조사하는 연구실에서 일했습니다. 그 후 다발성 경화증을 연구하는 영국 단체인 MS 소사이어티의 과학 커뮤니케이션에서 경력을 쌓고, 2017년 영국 암 학회(Cancer Research UK)의 뉴스 및 콘텐츠 팀에 입사해 블로그와 뉴스피드 글을 작성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 기관 및 출처: 영국 암 학회(Cancer Research UK)
영국 암 학회는 영국과 영국령 맨섬을 기반으로 삼는 암 연구 전문 기관입니다. 영국 암 연구 캠페인 (The Cancer Research Campaign)과 왕립 암 연구 기금(Imperial Cancer Research Fund)이 2002년 2월에 합쳐져 지금의 영국 암 학회가 탄생했습니다. 본 기관은 암으로 인해 사망하는 인구수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독립 암 연구 단체로서 암 예방, 진단 및 치료를 전문적으로 연구합니다. 연구는 영국 전역에 있는 학회, 대학교, 병원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단체에 속해 있는 직원뿐만 아니라 암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객원 연구진도 참여합니다. 영국 암 학회는 대중에게 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캠페인도 활발히 진행합니다.
*원문의 ‘never-smoker’를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은 사람’이라고 번역하였고, 살면서 단 한번도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유의어인 ‘비흡연자(non-smoker)’는 담배를 피웠지만 현재 담배를 피우지 않는 상태도 포함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이 단어를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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