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암 예방 위한 환상투열요법(LEEP)... 합병증 유발?
자궁암 예방 위한 환상투열요법(LEEP)... 합병증 유발?
자궁경부암은 여성의 질에 연결된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여성 발병하는 암 중 두 번째로 많은 암으로 자궁경부암 가운데 약 80%는 아시아, 남미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자궁경부암을 확진하기 위해 이뤄지는 검사에는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다. 자궁경부 세포검사, 질확대경검사, 조직생검, 원추절제술, 환상투열요법 등이 이러한 검사들이다.
이 중 환상투열요법(LEEP)을 통한 자궁경부절제술은 시술시간이 짧고, 출혈이나 불쾌감 등이 적다는 이유로 많은 환자들에게 시술되는 방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시술은 암은 아니지만 '비정상세포'가 발견되었을 때 시행되는 검사 방식으로 진단과 동시에 치료까지 가능하여 다양한 연구가 이뤄져 왔다. 합병증이 적고, 병리소견도 양호한 방식이라는 이유로 환상투열요법을 진단 및 치료에 있어서 유용한 방법이라는 것이 그간 의료계의 견해였다.
그러나 최근 몇몇 국가에서 이 시술을 받은 환자들을 중심으로 환상투열요법(LEEP)을 통한 자궁경부절제술이 합병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자궁 내 비정상세포가 발견된 검사자 가운데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되는 환자는 0.6% 정도이다. 그러나 여성 환자가 의료진으로부터 "비정상적인 세포"가 발견되어 환상투열요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일반적으로 암에 대한 두려운 마음을 갖게 되고, 무해하고 필요한 절차라는 의사의 소견에 대다수가 시술을 동의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환자들 가운데 골반통증, 성생활 문제 등의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하나둘씩 생기면서, 과연 환상투열요법이 완전히 무해한 방법인가에 대한 의문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2010년 이 검사를 받은 영국 여성 새라(Sarah)는 시술 이후 성관계 가운데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녀는 이 시술 이후 성적 흥분을 느낄 수 없었으며, 이러한 감각 상실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의 일부마저 잃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13년 전, 환상투열요법을 스위스 여성 케이트(Kate)는 이러한 성생활 문제 외에, 평상시에도 고통을 느낀다고 호소한다. 이러한 고통은 육체적인 것에만 국한되지 않고 심리적 불안감까지 야기하고 있다. 그녀는 SNS를 통해 "Healing From LEEP/LLETZ"이라는 모임을 운영 중이다. 이곳은 자궁 경부 시술 이후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이 서로의 고통을 털어놓고 의견을 주고 받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과 달리 이 분야 전문가들은 상반된 태도의 의견을 갖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 성의학연구소(SDSM) 소장인 어윈 골드스타인(Irwin Goldstein) 박사는 1970년대부터 성기능 장애를 연구한 성의학 분야의 권위자이다. 그는 325개의 관련 연구뿐만 아니라, 1990년대 비아그라(Viagra)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LEEP을 통한 자궁경부절제술이 진행되는 동안 만약 자궁 경관과 뇌와의 연결이 단절되었을 때 중요한 감각기관이 손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기관의 마비 혹은 무력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물론 반론의 여지도 있다. 1950년대 미국인의 성 생활을 연구한 <킨제이 보고서>에 따르면 자궁경부는 성적 자극과 관계가 없다고 지적되기도 했다. 알프레드 킨제이(Alfred Kinsey)는 900여명의 여성의 자궁경부와 질을 자극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 95%의 여성이 자궁경부를 통한 자극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즉, 설사 자궁 경부가 손상을 입더라도 성 생활에서 얻어지는 문제는 심리적인 요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으며, 많은 학자가 이러한 의견을 지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현재 LEEP에 대해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은 심리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에는 또 다른 의견도 존재한다. 킨제이 이후 성 분야를 연구한 미국 럿거스주립대 심리학과 배리 코미사룩(Barry R. Komisaruk) 교수는 이와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2011년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여성이 오르가즘을 느끼는 데 덜 민감한 면이 있더라도 자궁 경부 역시 음핵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골드스타인 박사는 "여러 사례와 주장이 나오더라도 의사의 시각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러한 현재 상황이 바뀌기 위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잠재적인 합병증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LEEP 시술의 부작용을 경험하거나 주장하는 다수의 사람들은 '메디컬미투(#MedicalMeToo)'라는 태그 메시지를 통해 SNS 공간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현재 아직까지 명확하게 나온 연구결과가 부족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국내에서도 많은 여성들이 환상투열요법을 통해서 자궁경부절제술을 받고 있으며, 그들 역시 어느 정도의 두려움을 갖고 있다. 비교적 활발한 해외 여론과 달리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경험자들 간에 임신에 대한 걱정이나, 시술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아직까지 '여성의 성생활'이라는 이야기가 금기시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서 최소한의 가능성이라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막고 여성암과 여성질환을 해소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 제기는 단순히 해외에서만의 문제가 아닌 국내에서도 관심있게 들여다보아야 할 문제라고 해야할 것이다.
(관련 기사 : https://www.healthline.com/health-news/cervical-procedure-to-prevent-cancer-causing-complication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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